내려놓는다는 것

세상 어떤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.

공백, 공허, 그런 단어들과.

아무런 생각 없이 방 한구석에서 과거를 가정하고 있다.

화려하게 불타오르면 오히려 공허해지는 불꽃처럼,

가슴은 잿빛으로 천장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다.

그래도 좋은 걸까?

난 왜 웃을 수 있는 것일까?

참 신기하다 생각하면서.

표류하는 배처럼,

아귀처럼 모두 집어 삼키던 과거의 욕심과

손아귀에 쥐고 있었던 대부분의 것들이 사실 ‘짐’이었음을

진심으로 알게 된 것일까?

 

그 날 대전역의 나는,

취한 걸음으로 자정에 대전에 도착한 열차를 떠나 보내면서,

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

간절히 기도했었다.

 

그 날의 나는 이제 없다.

꿈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, 누군가의 발길을 찾아 떠나는 그림자는,

이제 없다.

 

나는 텅 비었다.

그런데 이렇게 웃음이 나도 되는걸까?

그런데 이렇게 삶이 재밌어도 되는걸까?

난 정말로,

텅 비어버린걸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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